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의 연봉이 29% 깎였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이다.
솔로몬 CEO에게 지급되는 보너스 70%도 골드만 주가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올라야 받을 수 있는 조건부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은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솔로몬이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올해 2500만달러(약 309억원) 연봉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솔로몬의 올해 연봉 2500만달러는 기본급 200만달러에 보너스를 비롯한 2300만달러 추가 지급액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2300만달러로 저절로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70%인 1610만달러는 스톡옵션으로 지급된다. 골드만 주가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올라야 행사가 가능한 옵션이다.
올해 연봉이 2500만달러로 책정됐지만 어떤 경우에도 현금으로 온전하게 받을 수 있는 확실한 연봉은 890만달러에 불과(?)하다.
솔로몬이 올해 경영을 잘해 주가를 스톡옵션 행사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고 해도 지난해 받은 연봉에 비하면 70%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골드만 순익은 거의 반토막 났다. 48% 급감한 113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이 폭락하면서 투자은행, 자산운용 부문이 고전한 탓이다.
또 솔로몬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소매금융이 부진을 지속한 것도 실적 악화를 부추긴 또 다른 요인이었다.
골드만 실적 악화가 다른 은행들처럼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솔로몬의 잘못된 경영 의사결정이 상황을 악화시켰음을 뜻한다.
골드만은 결국 소매금융 부문을 급속도로 확장한다는 이전의 야심 찬 계획을 대폭 수정했고, 주로 투자은행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최근 두 차례에 걸쳐 4000명 가까운 직원을 내보내는 감원에도 나섰다.
한편 솔로몬의 연봉은 다른 월스트리트 금융사 CEO들에 비해 작은 수준이다.
미 최대 은행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와 골드만 숙적인 모간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CEO 연봉은 지난해 각각 3450만달러, 3150만달러에 이르렀다.
솔로몬은 1980년대 중반 투자은행 드렉셀번햄램버트에 입사해 월가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베어스턴스를 거쳐 1999년 골드만삭스에서는 드문 외부인사 출신 파트너로 합류해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 사업을 구축하는 임무를 맡았다.
솔로몬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06년 골드만삭스 IB 부문 대표에 올랐다. IB는 현재 골드만삭스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이다. 특히 솔로몬이 대표로 있는 10년간 IB 부문 매출은 70% 증가하고, 수익률은 두 배로 뛰었다.
솔로몬은 뉴욕의 빈곤구제 단체인 로빈 후드 재단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모교인 해밀턴 대학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솔로몬의 취미는 디스크자키와 와인 수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기적으로 뉴욕, 마이에미, 바하마 등에서 디스크자키로 공연하고 있다.
또한 올초 솔로몬의 개인비서가 120만달러(13억원) 상당의 솔로몬의 와인을 빼돌려 검찰에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솔로몬의 고가 와인 수집 취미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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